언론보도


<“늘어나는 상속분쟁 ‘유언대용신탁’ 활용이 대안”>



[기호일보=디지털뉴스부] 고령사회 진입과 가족 간 상속 분쟁이 늘면서 부의 증대보다는 부를 안전하게 다음 세대로 이전하는 자산 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재산운용에 따른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유언대용신탁’이 눈길을 끈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재산을 관리·운용하고, 사후에는 배우자, 자녀, 제3자 등을 수익자로 지정해 신탁재산이 이전되도록 설정하는 신탁이다. 신탁을 이용해 유언으로 재산을 처분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하되, 재산을 지급할 대상과 시기, 방법 등을 신탁자가 원하는 대로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


그동안에는 상속재산의 자유로운 처분을 제약하는 유류분제도와의 충돌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아 활용되는 빈도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유류분이란 상속인에게 보장된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고인이 자녀 중 한 명에게만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유언하더라도 나머지 자녀는 유류분 제도에 의해 상속 지분 중 일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유언대용신탁 한 재산은 유류분 적용 재산이 아니다’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오며, 상속분쟁을 방지하는 대책으로 상속시장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1남 2녀를 둔 A씨는 2014년 D은행과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체결하며 재산을 은행에 위탁 후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017년 A씨가 사망하자 이 계약의 사후 수익자로 지정된 둘째 딸 B씨는 신탁재산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금전도 출금했다. 이에 첫째 며느리 C씨와 그 자녀들이 대습상속인의 자격으로 B씨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하지만 해당 재판을 담당했던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며 다른 상속인이 제기한 유류분반환청구는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A씨로부터 신탁회사로의 소유권 이전은 제3자에게 무상증여한 것인데다 사망 1년 이전에 이루어진 점, 사전증여 당시 유류분의 침해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신탁회사로 이전된 신탁재산은 유류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위 판결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유류분 제도를 우회한 자유로운 상속이 가능할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신탁 재산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 원칙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법무법인 명경(서울)의 김재윤 대표변호사는 “유류분의 반환을 구하는 재판에서는 상속재산과 생전증여 재산을 특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동안에는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통해 금융회사에 맡긴 재산을 사전증여로 보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해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다”며 “위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피상속인의 의지에 부합하는 자유로운 상속이 가능해지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윤 변호사는 이어 “가족의 의미가 바뀐 요즘에는 민법이 규정하는 유언의 방식만으로는 유류분반환청구권의 행사를 막기 쉽지 않은데 신탁재산의 독립성을 활용한 유언대용신탁은 장래 발생할지도 모르는 가족 간의 상속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며 “상속과 관련한 문제는 부동산, 세무, 법률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기사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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